'페북 유감' 2제
최고, 와 최고 중 하나한국인들은 ‘최고’, ‘최대’, ‘최악’, ‘최선’ 같은 말을 너무 좋아한다. 말 그대로 지나치게 좋아한다. 거의 유전자로 박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강박적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아득한 옛날 아직 한국에 살 때, 영국문화원에서 꽤 오래 영어를 배웠다. 거기에서 수강생들에게 낯선 이들과 대화를 터보라고 - 영어로 하면 ‘ice breaker’다 - 하면, 대뜸 묻는 질문이 what is your favourite movie? what is your best memory? what is the biggest city in your country? 같은 식이었다. best, biggest, first, highest, oldest, most beautiful, worst 따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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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맥주도 끊는 게 낫겠다
세계 1, 2위의 두 맥주 회사가 합병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세계 제1위의 AB InBev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호가든 같은 유명 브랜드를 거느린 벨기에의 다국적 기업 (2014년 매출액 약 55조원)이고, SABMiller는 그롤쉬, 밀러, 페로니, 필스너 우르퀠 같은 브랜드를 품은 영국의 다국적 기업 (2014년 매출액 약 26조원)이다. 거느린 브랜드들의 다양성에서 눈치챌 수 있다시피, 이들 기업 자체가 이미 여러 기업들의 인수 합병체다.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두 다국적 기업이 또 하나로 합치겠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서 보듯 둘이 하나가 되면 전세계 맥주업계 수익의 절반을 점유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의 합병이 말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했지만,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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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월호 사태 이후 벌써 1년이 지났다고 한다. '사태'라고 일컫는 게 과연 온당한지도 잘 모르겠다. 비극, 참사, 참변... 무슨 표현을 쓰든, '세월호' 석 자가 갖는 무게는 실로 크다. 한국 사회가, 한국 국민 전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업보라는 생각이다. 세월호 희생자들, 그 뒤에 남은 희생자들의 가족들, 친지들, 친구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기 - 너무나 많은 경우는 의도적으로 '않았기' - 때문이다. 그 죄업을 다 어떻게 감당하려고, 아직도 세월호를 정치적 도구로, 정말 믿기 어렵게도 심지어 좌우 이념의 무기로 쓴, 쓰는, 쓰려는 자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인간'이나 '사람'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고 하자니 애먼 수(獸, 짐승)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다. 내 바로 위의 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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