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술과 이성

울트라북 Dell XPS 13 2월초 새 노트북을 장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델의 XPS 13이다. 이전 모델과 구별하기 위해 보통 'New'를 붙인다. 'Dell New XPS 13'이라는 식으로...여느 노트북보다 얇고 가벼워서 '울트라북'이라고 부르는 종류다. 델에서 막 나온, 무려 '5세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장착해서 이전 모델보다 30% 이상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 노트북을 사면서 지난 3개월여 동안 써 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3 태블릿/랩탑과는 작별했다 (서피스 프로 3에 대한 포스팅). 가격 대 성능비, 특히 화면의 해상도 면에서 나무랄 게 없었던 제품이었지만 키보드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 정도 두께로 그 정도 터치감을 낸다는 건 칭찬할 만했지만, 노트북을 주.. 더보기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프로 3 11월20일(목)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PC ‘서피스 프로 3’(Surface Pro 3)를 구입했다. 학생 할인을 받았다. 학생은 아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게 통용된다. 학생증을 제시하라거나, 재학 중이라는 구체적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값을 가지고 근처 전자제품 상점인 퓨처샵 (Futureshop)에 가서 이 값에 팔겠느냐고 물었다. 학생증이 있느냐, 재학 증명서가 있느냐 등등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내가 온라인 주문 내역을 보여주자 결국은그 값을 맞춰줄 수 있노라고 했다. 안 된다고 하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며칠 기다리면 그만 아닌가. 혹시나 자전거로 퇴근하다가 넘어지면 써보기도 전에 망가뜨릴까봐 수건 두 장으로 돌돌 말고, 양 옆에 다른 옷가지로 완충 장치까지 만들어 잘 싸서 가방에 .. 더보기
한국 언론의 '프라이버시' 남용, 혹은 오용 유감 한국 뉴스를 인터넷으로 보면서 혀를 찰 일이 많다. 차마 믿기 어려운 끔찍한 사건 사고를 접하면서, 부패하기 짝이 없는 정치권의, 직무유기를 넘어 사실상의 범죄 행각이라고 부를 만한 악행들을 보면서, 이른바 ‘지도층’에 속한 지식인, 기업인, 정치인들의 부도덕과 몰윤리성을 확인하면서…. 그런데 그런 보도를 읽으면서 자주 ‘이건 아닌데, 기자 씩이나 하면서 그 정도 상식도 없나?’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일이 유독 많다. 내 주전공인 ‘프라이버시’와 관련한 대목에서 특히 더 그렇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전혀 아닌데도 A, B, C 식으로 익명 처리하는 과잉 친절을 베풀거나, 정작 프라이버시 보호가 필요한 경우인데도 실명을 그대로 노출시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경우, 심지어 사람이 아닌, 따라서 프라.. 더보기
The Fine Print of Privacy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겠다고 일껏 내려받아 놓고, 그것을 깔면서 만나게 되는,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혹은, '예'를 체크하기 전에, 그 약관의 내용이 무엇인지 건성으로라도 죽 훑어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래 슬라이드는 그 서비스 약관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웹 사이트들마다, 혹은 소프트웨어 제조사들마다 저 약관들이 얼마나 다른지도 설명해준다. 대개는 '당신에게 더 이상의 프라이버시는 없어!'라고 말하나보다,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게 속 편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는 진실일 수도 있지만, 프라이버시 정책과 관련해 네티즌과 언론의 주목과 관심을 더 많이 받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의 정책이, 그렇지 못한 중소 앱 회.. 더보기
'똑똑한 정보 밥상' - 몸에 좋은 정보 쏙쏙 가려먹기 지난 4월말 번역을 마친 이 라는 재치 넘치는 제목으로 에이콘출판사에서 막 나왔다. 정보를 음식으로 환치한 지은이 클레이 존슨의 접근법은 언뜻 생각하기에도 독특하고 창의적이지만, 그 속내를 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음식과 정보 사이에 놀라울 만큼 많은 유사점과 상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무릎을 치게 된다. "아 주변에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 많아.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하지만 그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는가? 다 먹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지는가? 먹지 않으면 뭔가 큰 사단이 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는가? 물론 아니다. 설령 그런 강박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도, 배터질 걸 감수하면서 - 그렇다고 실제로 터지는 것은 아니지만 - 죽어라 먹어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보.. 더보기
인터넷의 그늘을 조명한 <불편한 인터넷>이 나왔습니다 『불편한 인터넷』 표현의 자유인가? 프라이버시 침해인가? 솔 레브모어, 마사 누스바움 편저 | 김상현 옮김 | acornLoft 시리즈 456쪽 | 19,800원 | 2012년 10월 16일 출간예정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대교리브로 프라이버시 침해, 명예 훼손, 온라인 괴롭힘, 인신 공격 등 인터넷의 그늘과 부작용을 조명한 의 한국어판이 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번역했습니다. 제 나름으로는 쉽게 번역한다고 애를 썼습니다만 다시 읽어보니 껄끄러운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원문의 뜻을 충실히 반영하려 애썼다고 자부합니다. 아래 글은 역자 서문입니다. ‘오토어드밋’ (AutoAdmit)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적어도 겉으로 내세운 사이트의 취지는 로스쿨 학생, .. 더보기
끝없는 IT 특허 전쟁 – 미국 특허법 개정도 실효 난망 야후의 페이스북 ‘특허권 침해’ 제소 지난 3월12일 야후가 페이스북을 제소했다. 페이스북이 웹의 광고시스템을 비롯해 개인정보 설정, 뉴스피드, 메시지 서비스 기술 등 야후가 보유한 특허권 10개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야후의 공격적 행보는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악평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날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옛 닷컴 회사의 단말마적 몸부림에 불과한 ‘더티 플레이’라는 것이다. 야후의 소송이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당사자가 세간에 널리 알려진 기업이라는 점 말고도, 그것이 IT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송이 매우 드물었던 소셜 네트워킹 분야라는 점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공방전에서 잘 드러나다시피, 모바일 분야의 특허 소송은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빈번했고 빈번할 전망이다. 야후가 소송에서 .. 더보기
소셜 네트워킹 시대의 프라이버시: “새로운 프라이버시 관(觀)이 필요하다” 지난 3월1일부터 구글의 새로운 ‘통합 프라이버시 정책’이 시행되었다. 60개에 이르는 계열 서비스들을 모두 연결하고, 이를 단일한 프라이버시 정책으로 묶는 구글의 계획은 여러 프라이버시 옹호 시민단체, 캐나다의 연방 프라이버시 커미셔너, 유럽연합 프라이버시 위원회 등의 의심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앞으로 나오게 될 이들 시민 단체와 감시 기구들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와 결정에 따라 구글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피해는 – 만약 있다면 – 이미 저질러진 마당이다. 다 이런 식이다. 특히 모든 것이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온라인의 세계에서 그러하다. 일단 저질러놓고 본다. 네티즌, 시민 단체, 감시 기구들이 여기에 반발하며 수정을 요.. 더보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날 선 ‘프라이버시’ 신경전 지난 2월초 마이크로소프트는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고객 제일주의’(Putting people first)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구글 계열 서비스들에 흩어져 있던 이용자 정보를 통합하기로 한 구글의 결정이 고객을 위한 것이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기업 이익의 발로라고 비판하면서, 그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한 광고였다 (옆 이미지를 클릭하면 좀더 크게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투명성’, ‘단순성’, ‘일관성’ 같은 단어로 포장한 구글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이 가진 의도는 하나밖에 없다. “여러분이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해 검색하거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채팅을 하거나, 동영상을 이용하는 등의 모든 활동 사이.. 더보기
'전자책' 시대가 진짜 열리나? '종이책 시대가 그 수명을 다했다'라는 식의 헛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쓸모가 있는 법이고, 전자책은 그런 점에서 꽤나 요긴할 것 같다. 가령 일이주일 여행을 간다고 치자. 책 대여섯 권만 넣어도 한 짐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그게 하드커버라면... 만약 시리즈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 혹은 만화책이라면 대여섯권으로는 부족하다. 아마 열댓권, 심지어 스물몇 권은 가져가야 그 여행의 짬을 심심치 않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자책이 있다면 그 모든 부피와 내용을 채 1cm 두께도 안되는 기기 안에 다 집어넣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또 독서의 형식이 달라진 데 따른 신선함이랄까 가외의 즐거움도 없지 않을 터이다. 소니의 포터블리더라는 게 그 동안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