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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이성

'똑똑한 정보 밥상' - 몸에 좋은 정보 쏙쏙 가려먹기

지난 4월말 번역을 마친 <The Information Diet - A Case for Conscious Consumption>이 <똑똑한 정보 밥상 - 몸에 좋은 정보 쏙쏙 가려먹기>라는 재치 넘치는 제목으로 에이콘출판사에서 막 나왔다. 정보를 음식으로 환치한 지은이 클레이 존슨의 접근법은 언뜻 생각하기에도 독특하고 창의적이지만, 그 속내를 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음식과 정보 사이에 놀라울 만큼 많은 유사점과 상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무릎을 치게 된다. 


"아 주변에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 많아.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하지만 그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는가? 다 먹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지는가? 먹지 않으면 뭔가 큰 사단이 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는가? 물론 아니다. 설령 그런 강박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도, 배터질 걸 감수하면서 - 그렇다고 실제로 터지는 것은 아니지만 - 죽어라 먹어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보는 어떤가? "정보가 넘쳐, 도저히 감당이 안돼. 이 많은 정보를 어떻게 소화해야 하지?" 정보에 대한 강박감, 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다 섭취하고 소화하지 않으면 웬지 뒤처지고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은 음식과 달리 수많은 현대인들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하지만 그런 강박감과 불안감 자체가 혹시 쓸데없는 걱정인 것은 아닐까? 정보에 대한 시각을 바꿔서, 마치 음식을 바라보듯이, 차고 넘치는 정보/음식 중에서, 내 몸과 마음에 유익한 정보/음식을 가려먹으려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여기에서 '내게 유익하다'라는 것은 내 평소 취향과 성향에 맞는, 내 비위를 살살 맞춰주는 아부성 뉴스나 정보, 허접한 가십이나 연예, 오락거리 정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사실(fact)에 단단히 뿌리박은 정보, 우리 사회와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를 가리킨다.


아래는 내가 출판사에 보낸 짤막한 보도자료와 옮긴이의 머리말이다. 이 책의 성격과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현명한 정보 섭취 습관을 배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보도 자료

<정보 다이어트>: 이젠 ‘정보 웰빙’의 시대 – 정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옮긴이 머리말

정보의 폭주, 정보의 범람, 정보의 홍수, 정보의 바다, 정보의 과부하… 숱하게 듣는 말이다. 하도 자주 들어서 별 감흥조차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이 폭주, 범람, 홍수, 바다, 과부하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조차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으로 정보는 더욱 늘어나기만 할텐데, 정보 생성 속도는 더 빨라지고, 정보 공급 채널은 더 다양해지고, 그 치열한 정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정보는 더더욱 화려하고 자극적인 옷을 입을텐데, 도대체 진짜 정보, 내게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 얻을까? 아니, 어떻게 구별할까? 살려줘!


이 책의 지은이 클레이 존슨은 이러한 개념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폭주, 범람, 홍수, 바다, 과부하 등의 시각으로 보는 것, 정보의 내습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우리를 세우는 것이 잘못된 시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정보 소비도 마치 음식 섭취를 따지는 것처럼 관리하기 시작하면 이해하기도 더 쉽고 해법도 더 명료해진다고 주장한다.